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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기증문화 확산을 위한 의료진의 작은 약속

메디칼타임즈=반태현 교수 [메디칼타임즈 &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공동기획]장기 기증은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나, 여전히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일선 현장의 의료진들이 경험한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장기 기증 인식률을 높이고, 이를 촉진하는 공동기획 시리즈 ‘오늘, 장기이식병원 이야기’를 시작합니다.[7회] 긍정적인 기증문화 확산을 위한 의료진의 작은 약속반태현 가톨릭대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교수(신장내과) 어느 가족의 자녀, 어머니, 아버지, 누군가의 친구, 직장동료로서 관심과 사랑을 주고받던 사람을 갑자기 보내야 하는 그런 아픔 속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의료진이 있습니다.이들에게 장기기증을 위한 언급을 하기도 어렵고, 가족 사이에 함께 충분한 논의를 하고 결정을 하기에도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이 어려운 결정을 내리면, 의료진은 그 뜻이 헛되지 않도록 장기기증을 위하여 거쳐야 하는 모든 단계와 순간마다 신속하고 오차 없이 절차를 진행하고자 노력을 기울입니다.이 과정에서 가장 가슴 아픈 시간은 가족들이 이별을 받아들이고 말이나 글로 보내는 편지입니다. 연세가 많은 기증자의 부모님부터 막 글을 쓰기 시작한 어린아이의 글에 이르기까지, 마주하는 순간마다 먹먹해짐을 느낍니다.서울성모병원 근무를 거쳐 2019년부터 새롭게 진료를 시작한 은평성모병원에 합류하면서 서울과 경기 서북 지역에 장기이식을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신생병원이자 이른바 Big5 병원이 아니라는 점은 개원 초기 은평성모병원이 헤쳐 나가야 하는 일종의 장애물이었으며, 어떻게 해야 장기이식과 기증에 대한 숭고한 의미를 지역에 긍정적으로 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새롭게 시작하는 병원에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며 장기이식과 관련된 공간을 꾸며보고 싶었습니다.먼저, 생체 신장이식 분야에서, 이식 환자를 만나는 과정은 주로 신장을 기증받아야 하는 수혜자가 이식을 준비하고, 이식 후에 신장의 기능을 지키기 위해 정기적으로 치료하는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생체 이식의 과정은 다소 수혜자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기증자가 느낄 수 있는 소외감과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하는 고민은 언제나 의료진에게 숙제처럼 남습니다.뇌사 기증자들과 마찬가지로 생체 기증자들 역시 가족이나 지인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 자신의 몸과 삶의 일부를 기증했다는 점은 같습니다. 생명나눔이라는 숭고한 뜻을 실천한 살아 있는 기증자들인 셈입니다. 하지만 생체 기증자들이 어느 순간부터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생체 기증자들의 숭고한 뜻에 보답하기 위해 의료진이 할 수 있는 것은 남은 콩팥을 지키며 평생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실 수 있도록 관리해 드리는 일입니다. 이 같은 배경에서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은 ‘신장이식 공여자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습니다.기증자께 오랫동안 건강을 지켜드리기 위하여 비뇨의학과와 함께 연 1-2회 정기적으로 안부를 나누면서 신장 기능의 추이를 확인하는 검사와 함께 기초적인 혈압, 혈당, 고지혈증 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콩팥을 주고받으며 서로 깊은 유대감과 사랑 역시 나누었지만,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여전히 사회에서는 뇌사 기증자와 유가족에 대한 위로와 감사함을 표하는 많은 움직임이 있습니다. 뇌사 기증자들의 남은 가족들은 모임을 활성화해 서로 위로를 주고받으며 고인의 뜻을 기리고 새로운 삶의 동력을 찾아가고 있습니다.그러나 이러한 자리에 의료진이 함께 하기에는 다소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습니다. 대신에 많은 가톨릭 의료기관들은 매년 11월 위령성월에 장기기증자를 기리는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 행사는 1991년부터 ‘장기기증자 봉헌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1년에 한 번 오는 이 시간은 멀리 떠난 그리운 가족을 만나기 위하여 그들을 보낸 공간으로 오는 시간입니다.은평성모병원 장기이식병원은 이 시간을 조금 더 확대하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 추모공간도 만들었습니다. 뇌사 기증자를 추모하고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한 ‘기억의 벽’(Wall of Remembrance)입니다. 장기기증자의 남은 가족들이 이 공간을 찾아오는 날은 가족들에게 언제나 ‘오늘’입니다. 기억의 벽은 가족들에게는 그리운 이름을 기릴 수 있는 공간이며, 고귀한 뜻을 의료진과 내원객이 함께 나누는 공간이기도 합니다.생명을 나누어주신 분들과 그 생명으로 힘차게 살아가는 분들을 보며 우리 모두는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장기기증과 이식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장기기증을 몸소 실천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전합니다. ‘오늘’, 모든 기증자들을 위해 마음속 ‘기억의 벽’을 세워 봅니다.
2024-05-20 05:00:00오피니언

공여 장기 부족 극복 위한 의학적 노력–이종장기이식

메디칼타임즈=황정기 병원장 [메디칼타임즈 &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공동기획]장기 기증은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나, 여전히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일선 현장의 의료진들이 경험한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장기 기증 인식률을 높이고, 이를 촉진하는 공동기획 시리즈 ‘오늘, 장기이식병원 이야기’를 시작합니다.[6회] 공여 장기의 절대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의학적 노력 – 이종장기이식황정기 병원장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2022년 초부터 장기이식에 획을 긋는 이종(異種)장기이식 연구결과 보도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첫 번째가 사람에게 돼지의 심장이식을 시행한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보도자료 제목을 기억하시는 분도 많으실 겁니다.  ‘세계 최초, 인간 몸에 돼지 심장이식 성공…획기적 돌파구’‘돼지 심장이식 환자, 두 달 만에 사망…거부반응 탓인지는 불분명’,‘돼지 심장이식, 세기적 실험 환자가 흉악범이었다니, 자격있나 논란’최초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이종간의 심장이식이었음에도, 심장이식을 받은 환자가 젊은 시절 총기사고로 친구를 반신불수로 만들었다는 것이 더 논란거리가 되기도 하였습니다.얼마 지나 2022년도 1월 말에는 ‘이번엔 돼지 신장 인체이식 - 3일간 체내서 정상 기능’의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이 내용은 미국이식학회지(American Journal of Transplantation) 2022년도 4월호에 자세히 발표되었고, 요약하면 교통사고로 뇌사판정을 받은 환자에서 양측 신장을 제거한 뒤 유전자 조작 돼지 신장을 이식한 것입니다. 수술 23분 만에 이식된 돼지 신장에서 소변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77시간 동안 기능을 했지만, 이식 신장의 기능을 평가하는 사구체 여과율의 회복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다행히 그 시간 동안 돼지 바이러스가 혈액 내에서 검출되지 않았고, 초급성 거부반응도 없었으며, 이식 신장의 혈관과 혈류의 안정성(Vascular Integrity of Graft)도 잘 유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뇌사자에 이식을 하여서인지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수술 3일째 혈액응고장애, 과다출혈로 환자는 숨졌다고 발표되었습니다.그로부터 2년이 지난 올해 초에는 살아있는 사람에게 돼지 신장을 이식한 후 환자가 건강하게 2주 만에 퇴원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는 뇌사자나 원숭이에게 돼지 신장을 이식하던 것에서 진일보하여 살아있는 사람에게 이식한 처음의 성공 사례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사람과 가장 비슷한 크기의 장기를 가진 '유카탄 미니돼지'를 이용하였고, 유전자 가위(CRSPR-Cas9) 기술을 이용해 10개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60세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던 남자에게 이식했으며, 신장 기능이 잘 회복되어서 2주 만에 건강하게 퇴원하였다는 것입니다.또 지난주에는 심부전과 만성콩팥병을 겪던 54세 여성에게 기계식 심장펌프 이식수술 후에 돼지 신장을 이식하여 성공한 것이 보도되었습니다. 이처럼 이종장기이식은 눈부시게 발전하여 임상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만성장기부전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한편에선 장기를 얻기 위해 유전자 조작 동물을 이용하는 것이 비윤리적이라는 비판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종장기이식에 대한 연구와 발전은 공여 장기의 절대적 부족현상에서 출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이전 칼럼에서 언급한 2021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장기인체조직 기증 활성화 기본계획”도 장기의 절대적 부족을 해결하고자 다음과 같은 배경에서 출발했습니다.“1999년 장기이식법이 제정된 이후, 정부와 유관기관은 공공재로서 장기 등에 대한 인식 확립, 공정하게 장기이식을 받을 수 있도록 분배 기반을 마련해 왔습니다. 또한, 2017년에는 비급여로 수혜자가 부담하던 장기이식 비용을 건강보험 적용을 통해 환자 부담을 경감하는 등 지원정책을 펼쳐왔습니다. 그러나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 수는 지속 증가하는 반면, 장기기증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 등은 그 추세를 따라오지 못하여 뇌사기증이 부족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수요와 공급 간 불균형이 심화되어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이는 올바른 방향이고, 필수적인 조치입니다. 또한, 공정한 장기 분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하여 의학계 내에서도 많은 노력이 있어 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2008년 세계이식학회와 세계신장학회가 주관한 이스탄불선언입니다.  이스탄불선언의 핵심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모든 나라는 장기기증 및 이식을 관리하는 법적이고 전문적인 시스템을 갖춰야하며, 이 시스템은 기증자와 수혜자의 안전을 담보하고 국제적 기준을 준수하며 비윤리적 행위를 금지하는 투명한 규제, 감독체계를 포함해야 한다. 2) 각국은 장기 부전을 예방하는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각 국가의 국민 내에서 또는 지역적 협력을 통해 지역 거주자들의 이식 요구를 적절히 맞출 수 있도록 장기를 제공하는 공정한 프로그램을 담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3) 뇌사자 장기기증은 각국이 필요로 하는 범위 내에서 신장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에 있어서도 최대화 되어야 한다. 뇌사자 장기이식을 시작하고 증대시키려는 노력은 생체 기증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4) 현재 뇌사자 장기이식의 충분한 증가를 방해하는 오해, 의혹과 같은 여러 장벽들을 다루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장기이식 대기자 수와 뇌사자 장기기증자 수의 괴리는 매우 크기 때문에 공정한 분배와 뇌사기증자 증대 노력, 인식개선 교육 프로그램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절대적인 장기기증 부족에 대한 의학적인 노력은 무엇이 있어 왔고 발전해 왔는지 이종이식을 포함하여 알아보겠습니다.첫 번째는 교환이식(Donor exchange program)입니다. 교환이식 프로그램은 선정된 장기기증자와 수여자 간 혈액형 및 적합성이 다르거나 이식가능 여부를 판정하는 중요한 검사인 림프구 교차 검사에서 양성판정으로 이식이 불가능한 경우에 같은 처지의 이식 대기자 가족 또는 타 의료기관에 등록된 이식 대기자 정보와 대조하여 이식을 연결하는 매칭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 이식을 준비하는 커플 간에 공여자를 서로 바꾸는 2쌍의 교환이식은 물론 3각, 4각 릴레이 교환 장기이식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두 번째는 혈액형이 서로 맞지 않는 공여자와 수혜자 간의 이식, 즉 ‘혈액형 불일치 이식’을 통한 생체 공여자 확대입니다. 신장이식의 경우로 살펴보면, 혈액형 불일치 신장이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식 전에 항 ABO 항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혈액형이 서로 다른 사람 간에 수혈이 이뤄져서는 안 되는 이유는 항 ABO 항체가 적혈구 표면의 ABO 항원과 반응해 적혈구를 파괴하는 용혈 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인데, 마찬가지로 항 ABO 항체가 이식 받은 콩팥의 혈관 내피세포와 세뇨관 세포 표면에서 ABO 항원과 반응해 이식 받은 콩팥을 손상시키는 항체 매개성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혈액형 불일치 신장이식 시행 전에 항 ABO 항체를 측정한 후 이식이 가능한 수준까지 제거하는 것이 필수적인 절차이고, 항체를 제거하기 위한 전 처치 요법으로 혈액 중 이미 존재하는 항체를 제거하는 혈장 반출술(Plasmapheresis)과 항체생산 면역세포의 효과적인 파괴를 통해 추후 항체의 생산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리툭시맙(Rituximab)이라는 약제를 투여하는 방법으로 획기적인 발전을 이뤄왔습니다.국립 장기조직혈액관리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년 시행된 생체 신장이식 1499례 중 30%에 이르는 440례의 이식이 혈액형 불일치 이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이는 과거 혈액형이 일치하는 공여자가 없어 이식을 받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이식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합니다.세 번째는 순환 정지 후 장기기증, 즉 DCD(Donation after Cardiac Death)입니다. 이는 뇌사를 죽음으로 인정하여 이루어지는 장기기증과 다르게 심장사 후에 진행됩니다. 심장사 후 장기기증은 뇌사 후 장기기증보다 더 촌각을 다투기 때문에, 사망선언을 어떻게, 어느 곳에서, 어느 의사가 할지 결정하는 것부터, 장기기증을 위한 수술 준비까지의 절차에 대한 의학적, 법적,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이 모든 과정은 신중한 조정과 협력이 필요하겠습니다.마지막으로 앞에서 살펴본 이종장기이식입니다. 이종장기이식은 서로 다른 종간의 이식을 말하고, 사람 간의 동종이식과는 전혀 다른 해결해야 할 점들이 많이 있었지만, 조금씩 그 장애를 잘 극복하고 있는 상황입니다.이처럼 다양한 의학적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장기기증과 이식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와 협력, 그리고 국민의 인식 개선이 필수적입니다. 이 모든 노력이 장기이식을 필요로 하는 많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하겠습니다.
2024-05-07 05:00:00오피니언

[기획칼럼]국내 장기기증 스페인의 1/5 수준(2회)

메디칼타임즈=황정기 병원장 황정기 병원장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장기 기증은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나, 여전히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일선 현장의 의료진들이 경험한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장기 기증 인식률을 높이고, 이를 촉진하는 공동기획 시리즈 ‘오늘, 장기이식병원 이야기’를 시작합니다.[2회] 장기이식과 숫자(數字)최근에 ‘에린 브로코비치’라는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이 영화의 주요 장면과 대사를 다루고 있었기 때문인데, 그 내용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2000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한 시골 마을이 크롬에 의한 수질 오염 문제로 대기업과 법적인 싸움을 벌이는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줄리아 로버츠가 연기한 주인공, 에린 브로코비치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장부 정리를 담당하는 말단 직원으로, 두 번의 이혼을 경험하고 세 아이를 혼자 키우는 싱글맘입니다. 영화는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지만, 영화 평론가가 꼽은 가장 인상적인 대사는, 다소 의외였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것은 에린의 옆집에 이사 온 ‘조지’라는 남자가 에린에게 데이트 신청하면서 나누는 대화였습니다.            조지: 정식으로 데이트 신청을 하고 싶어요. 당신의 번호를 알려줄 수 있나요?에린: 번호를 달라고요?조지: 네, 번호를 알고 싶어요.에린: 어떤 번호를 원하죠? 조지.조지: <중략> 번호가 몇 개나 되길래요?에린: 수도 없이 있어요. 예를 들어 10 !조지: 10?에린: 그래요, 그건 내 딸아이의 개월 수죠.조지: 딸아이가 있나요?에린: 네, 반할만 하죠? 이 숫자는 어떄요? 6! 이건 다른 딸의 나이고, 8은 아들의 나이 에요. 2는 이혼한 횟수고, 16은 통장에 남은 돈의 액수, 850-3493이 내 전화번호에요. 내 숫자들을 다 들었으니 당신이 전화할 확률은 0일걸요.  평론가들이 이것을 최고의 대사로 선정한 이유는 우리의 인생을 삶의 노력과 무게 등에 따라 다양한 번호와 숫자(數字)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그러면 장기이식을 숫자로 표현해보면 어떻게 될까요?혈액투석을 하다가 신장이식을 받은 경우에는 숫자 3과 4, 주 3회 각 4시간의 혈액 투석으로부터의 해방감에 그 숫자를 생각할 수 있고, 뇌사자 신장이식 분야에서는 수혜자 선정 과정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6개의 조직적합성항원(Human leukocyte antigen, HLA) 일치 여부를 나타내는 6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뇌사자 신장이식 수혜자를 선정하기 위한 점수에서는 이식 대기 기간이 매우 중요한데, 종종 조직적합성항원 6개가 뇌사 공여자의 것과 모두 일치하는 경우 그 순서가 앞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뇌사자 간이식의 경우 대상자를 선정하는 응급도를 숫자로 나타내는 ‘MELD score’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환자의 신장기능수치, 황달수치, 혈액응고수치 등을 토대로 계산되며, 40점이 최고 점수가 됩니다. 또한, 감정적으로 생각해보면 이렇게 뇌사 장기기증의 수혜자가 된 경우에는 행운의 7을, 숭고한 희생과 사랑을 실천한 뇌사 장기기증자와 가족에게는 죽음(死)과 발음이 같은 숫자 4가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이 문을 연 2021년 3월, 보건복지부에서는 ‘정부, 생명나눔문화 확산과 장기기증 활성화 나선다’라는 제목으로 장기·인체조직 기증 활성화 기본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이 내용은 추후에 더 자세히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이 계획은 민관협력으로 생명나눔 문화를 확산하고 기증 희망 참여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 생명나눔 교육 내실화와 의료기관 뇌사기증확대 지원, 생존 기증자의 권리보호와 기증자 예우 및 유가족 지원강화를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3년이 지나가는 현재 시점에서 어느 정도 진척이 되었는지 다시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오늘은, 이러한 것은 일단 논외로 하고 이 기본계획에 포함된 장기이식과 관련된 숫자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의 인구 100만명당 뇌사 장기 기증자 수는 2019년 8.68명이고, 외국의 경우 스페인은 49.6명, 미국 36.8명, 영국 24.8명, 독일은 11.2명이라고 보고 하였습니다. 2025년까지 기증자 숫자를 15명까지 늘리겠다는 것이 이 계획의 목표치입니다. 우리나라의 기증자 숫자가 적은데, 이는 외국의 경우에는 뇌사 기증자 뿐 아니라 심장사 후 기증자도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심장사 후 기증에 대한 법적,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뇌사 공여자 한 분이 공여할 수 있는 장기와 인체조직은 장기법과 인체조직법에 각각 16종과 11종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한 분의 뇌사자가 장기를 모두 공여한다면 안구, 심장, 폐, 간, 신장, 췌장, 소장 등 7종의 장기가 해당되며 안구와 신장은 각각 2명에게, 간과 폐도 분할 공여한다면 총 11분에게 새 생명을 드릴 수 있습니다.하지만, 이렇게 모든 장기를 공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뇌사 공여자는 뇌사(腦死, brain death) 판정이 될 때 까지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여러 장기에 손상을 입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뇌사 공여자 한 분이 기증해 주시는 장기는 평균 3.58의 숫자가 되고 이러한 숭고한 희생을 통하여 장기이식 수혜를 받는 이식 대기자의 평균 대기시간은 3년 4개월, 신장은 6년까지 늘어납니다.희망적인 숫자를 하나 더 소개해보자면 우리나라의 뇌사 공여자 신장이식 후 5년 생존율은 90%에 이릅니다. 이러한 희망적인 숫자가 더욱 늘어날 수 있도록 은평성모병원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의료진들은 ‘오늘’도 소중한 순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4-03-04 05:30:00정책

투여 주기 삭제된 '조스파타' 혈액암 시장 존재감 확대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임상현장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AML, Acute Myeloid Leukemia) 치료제 조스파타(길테리티닙)의 쓰임새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아스텔라스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조스파타 제품사진.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건복지부는 고시 개정을 통해 3월부터 아스텔라스 AML 표적치료제 조스파타 건강보험 기준을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조혈모세포이식 가능 요건과 투약 주기 최대 4주기 제한이 삭제되는 것이다.이 가운데 AML은 조혈모세포가 악성 세포로 변해 골수에서 증식하면서 생기는 혈액암이다. 급성백혈병 중 가장 흔한 형태로 나타나며, 암 중에서도 유일하게 '급성'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위중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대한혈액학회 등에 따르면, AML의 경우 성인의 급성 백혈병 중 가장 흔한 형태로, 최근 20년간 발병률이 10배 이상 증가하면서 국내 신규환자만 한 해 1500~2000명 발생하고 있다.특히 AML 중 고위험 급성골수성백혈병(high-risk AML)에 해당하는 환자만 절반 이상인 1000~1500명으로 평가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분야로 꼽히고 있다.하지만 조스파타의 경우 국내 급여 기준이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설정돼 환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임상현장의 주된 평가였다.조스파타는 'FLT3 변이 양성인 재발·불응성 급성 골수성 백혈병 성인 환자 치료'로 허가를 받았지만 급여대상이 '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한 환자' 중에 최대 4주기로 한정돼 있었던 것이다.가령 조혈모세포이식을 앞두고 조스파타 치료로 관해가 됐는데 적합한 공여자가 없거나 공여자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이식이 불가능한 상황이 생길 경우 현재 급여 기준으로는 치료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하지만 3월부터 4주기 제한이 사라지면서 임상현장에서의 조스파타 활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참고로 조스파타는 경제성평가 자료 제출 생략 대상 약제로 '환급형·총액제한형' 위험분담제 계약과 건강보험 재정 영향 등을 고려해 건보공단과 아스텔라스는 현 상한금액 21만 4100원에서 10.9% 인하 된 19만 704원에 최종 합의했다. 한국백혈병환우회에 따르면, 이번 건강보험 기준 확대로 47명의 신규 환자가 건강보험 혜택을 보게 돼 기존 환자 103명 포함 150명의 FLT3 변이 양성 재발 또는 불응성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가 건강보험으로 치료받을 수 있게 됐다.자연스럽게 조스파타의 처방 매출도 늘어날 수 있는 부분이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조스파타는 2021년 임상현장에 도입된 이후 매출이 점차 늘어나며 지난해 48억원을 기록했다.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대학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사실 그동안 고형암과 비교해 전반적인 혈액 질환에 대한 급여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나마 AML 치료에서 가장 큰 한계로 지목됐던 조스파타 기준이 확대됐다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라고 평가했다.그는 "AML 유전자 변이 중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이 FLT3로 증식 속도가 빠르고 공격적인 것이 특징"이라며 "FLT3 변이 AML은 급성 중의 급성인 질환으로 재발했을 때 더 공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급여 기준이 개선돼 치료제 활용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02-29 05:30:00제약·바이오

은평성모병원, 국내 첫 뇌사자 신장·생체 신장 로봇이식 성공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병원장 배시현)이 뇌사자 신장 로봇이식과 생체 신장 로봇이식을 모두 시행한 국내 최초의 의료기관에 이름을 올리며 장기이식 분야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은평성모병원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신췌장이식팀은 지난해 하반기 2차례의 뇌사자 신장 로봇이식을 시행한데 이어, 최근(2023.11.29일) 40대 딸이 기증한 생체 신장을 로봇수술을 통해 60대 엄마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다.만성신장질환과 당뇨병으로 2020년 은평성모병원을 찾았던 환자는 2023년 초 혈액투석을 시작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으나 기증에 적극적으로 나선 딸의 신장을 로봇수술로 이식받아 안정을 되찾았다.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황정기 교수가 생체 신장 로봇이식술을 집도하고 있다. 이날 수술에서 이식팀은 약 6cm 크기의 하복부 최소 절개창을 이용해 기증자의 신장을 복강 내로 넣고, 로봇 팔이 들어갈 수 있는 1cm 내외의 작은 구멍 4개를 통해 정교하게 혈관을 문합했다.이식 후 의료진의 적극적인 관리로 빠르게 회복한 환자는 수술 2주 만에 퇴원했으며, 현재 정기적인 외래 추적관찰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은평성모병원 신췌장이식팀은 이번 생체 신장 로봇이식에 앞서 지난 2023년 7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뇌사자 신장 로봇이식에 성공한 바 있다.의료진은 당시 만성사구체신염으로 9년간 투병 중이던 50대 여성에게 로봇수술로 뇌사자의 신장을 이식해 국내 의료 환경에서 뇌사자 기증 장기의 로봇이식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이후에도 뇌사자 공여 이식에서 최소침습수술을 활발히 적용해 2023년 11월 두 번째 뇌사자 신장 로봇이식에 성공했으며, 이번 생체 신장 로봇이식 시행을 통해 뇌사자 장기 및 생체 장기를 아우르는 로봇이식 인프라를 확립했다.2019년 4월 진료를 시작한 은평성모병원은 개원 직후부터 장기이식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개원 100일 만에 5대 주요 장기이식(신장, 심장, 간, 췌장, 각막)에 성공했다.2021년에는 병원 내 병원인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을 개원하고 초고난도 이식으로 분류되는 소장이식을 비롯해 신체 모든 장기에 대한 이식을 시행하며 성과를 쌓아가는 한편, 국내외 의료기관들과 협력을 확대하면서 로봇이식 시행에 필요한 기반을 다져왔다.최범순 신장내과 교수는 "장기이식은 수술 전 관리에서부터 일상생활 복귀 후 건강관리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협진이 필수적"이라며 "원활한 소통을 바탕으로 환자 돌봄에 힘써준 의료진과 빠르게 건강을 회복해준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수술을 집도한 황정기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장(혈관이식외과 교수)은 "우리나라 장기이식 술기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고, 로봇이식 분야도 생체 공여자 이식에서 뇌사 공여자 이식으로 그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면서 "로봇이식이 환자들의 치료성적 향상과 예후 개선 등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 구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이어 "장기이식은 고귀한 생명나눔이자 사랑을 실천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이라며 "의학적인 수준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기증 문화 확산과 기증자 예우에 대한 정책 제안 등 장기이식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모든 교직원이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2024-01-08 11:44:19병·의원

노바티스 자카비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 보험 적용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한국노바티스는 자사의 자카비(룩소리티닙)가 11월 1일부터 급성 또는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의 치료에서 보험 급여가 적용된다고 1일 밝혔다.노바티스 자카비 제품사진.자카비는 지난해 5월 이식편대숙주질환 적응증 허가 후 1년 6개월 여 만에 이전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만 12세 이상에서 보험급여가 적용됨에 따라 국내 이식편대숙주질환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이식편대숙주질환은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후 공여자의 T세포가 환자의 정상적인 세포를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하여 발생하는 질환이다. 여러 장기에 걸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환자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치료법은 1차 치료로 스테로이드가 사용되는데 여러 부작용의 위험이 있으며, 약 50% 정도가 치료에 불응/의존성을 보여 치료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자카비는 야누스 키나아제(JAK, Janus kinase)의 과활성 신호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며, 이식편대숙주질환에서 염증 및 조직 손상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JAK1 및 JAK2 모두에 작용하는 표적 치료제다. 자카비는 이식편대숙주질환에서 조직의 손상을 야기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과잉 생산을 낮추고 T세포의 팽창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 김희제 교수는 "그동안 동종조혈모세포이식 후 발생하는 심각한 급, 만성 이식편대숙주병으로 고통받던 혈액질환자들은 스테로이드 1차 치료 실패 이후 표준요법이 정립되지 않아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었다"며 "이번 자카비의 급여 등재는 그동안 국내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치료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치료법이 처음으로 마련됨과 동시에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없이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이어 "경구용 약제인 자카비의 보험 급여 투약이 가능하게되면 치료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고, 결국 오랫동안 치료에 곤란을 겪던 많은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법으로 삶의 질을 개선하며 질환을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2023-11-01 11:52:46제약·바이오

바이오솔루션, 동종연골세포치료제 1/2상 IND 제출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첨단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 바이오솔루션(대표이사 장송선)이 펠렛형 동종연골세포치료제 카티로이드의 1/2상 임상시험계획 승인신청서를 식약처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기증받은 소아의 연골조직으로 세포은행을 구축, 세포은행의 연골세포를 증식배양해 작은 구슬형태의 연골조직으로 배양한 카티로이드는 골관절염, 외상 등으로 인한 관절연골 결손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됐다.동종 세포치료제로서 자가조직채취를 위한 수술이 불필요해 환자 편이성이 높고, 공여자 한 명에서 수십만 명 분의 카티로이드를 생산할 수 있어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경쟁력도 갖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또한 동종세포이지만 면역거부반응이 없다는 것을 실험실내 실험으로 확인했으며, 비임상시험(동물실험)을 통한 골관절염 모델에서도 연골재생효과 및 염증완화효과가 우수함을 입증했다.  보건복지부 재원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 지원(과제고유번호: H20C0060)을 받아 본 연구개발을 진행중인 회사는 이번 임상시험계획 승인신청서 제출을 시작으로 1상에서 안정성을 확인한 후 활성대조군(미세천공술)과 비교하는 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연골결손의 복구정도를 1차 유효성 평가변수로 설정해, 앞선 2019년 식약처 판매허가를 득해 현재 시판중인 카티라이프와 같이 연골재생효과가 우수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국내 임상과 동시에 미국 임상도 진행할 예정이다.  자가 세포치료제로 시판중인 카티라이프가 환자 맞춤형 치료제로서 연골재생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면, 카티로이드는 동종 세포치료제로서의 범용성을 바탕으로, 이식한 세포가 직접 재생연골을 형성하는 우수한 치료효과와 가격경쟁력 및 편이성을 탑재함으로써 기존 카티라이프와 더불어 연골재생시장의 외연을 한층 넓힐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한편, 회사의 펠렛형 자가연골세포치료제 카티라이프의 미국 FDA 2상 환자모집 또한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어, 올해 중 투여완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08-14 11:51:42제약·바이오

삼성서울병원 생체 간이식 공여자 복강경 수술 10년 성과는?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삼성서울병원(원장 박승우) 이식외과 최규성, 김종만, 유진수 교수 연구팀은 최근 생체 간이식 공여자 복강경 수술(이하 복강경 수술) 시행 10년차를 맞아 미국 외과학회 공식 학술지인 '외과학 연보(Annals of Surgery, IF=13.787)'에 그동안의 경험을 소개했다.2013년 첫 수술 이후 2022년까지 복강경 수술로 간을 공여한 환자 636명의 수술 경과를 분석한 결과다.복강경 수술은 배에 1 ~ 2 cm 크기의 구멍을 4 ~ 5개 만든 뒤, 이를 이용해 수술 기구를 넣어 공여자의 간을 절제하고 절개창을 낸 골반 부위로 꺼내는 방법을 말한다.기존 개복 수술과 비교해 공여자의 고통을 줄여주고, 흉터가 적어 ‘삶의 질’을 향상시켜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수술 난도가 높은 게 단점으로 꼽힌다. 간이식 수술이 성공하려면 먼저 공여자에게서 떼어낸 간을 환자에게 이식하기 좋게 담관과 혈관을 정밀하게 박리부터 해야 하는데, 해부학적 변이가 있는 경우 출혈 위험이 큰 탓에 개복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선의로 나선 공여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연구팀은 "기존 개복 수술에 비해 수술방법이 복잡하고 어려워 초기엔 쉽사리 환자에게 권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수술 경험이 쌓이면서 수술법이 더욱 정교화되고, 고도화되어 안정적으로 수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는 앞서 2020년 이후 진행된 간이식 공여자 수술을 ‘100% 복강경’으로 시행한다는 논문을 발표해 주목받은 바 있다. 현재도 국내 주요 병원들 가운데 유일하게 모든 간 공여자 수술을 복강경으로 하고 있다.논문에 따르면 전체 환자 636명 중 개복술이 추가로 필요했던 경우는 1.6%에 불과했다. 국제 다기관 연구에서 평균적으로 4.1% 발생했던 것과 비교하면 국내 의료진의 술기적 우위가 돋보이는 대목이다.수술 후 30일 이내 합병증 발생률도 삼성서울병원은 16.8%로, 국제 통계 26.9% 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가장 흔한 합병증은 출혈로 전체 환자의 6%에서만 관찰됐고, 재입원이나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각각 5.2%, 2.2% 수준에 그쳤다.논문 교신저자인 최규성 교수는 "간이식팀 의료진 모두가 지난 10년간 손발을 맞추며 노력해 준 덕분에, 이제는 공여자의 건강을 지키는 새로운 수술법이 완전히 자리잡았다"면서 "앞으로도 환자에게 부담은 적고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연구와 개발에 모두 다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3-07-11 09:27:08병·의원

보라매병원, 네팔 환자 신장이식술로 희망 찾아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한 네팔인 여성(가네시마야·54세)이 보라매병원에서 큰딸의 신장을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았다.이정표(신장내과, 좌), 정인목 교수(외과, 우)21일 보라매병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0월 외과 정인목 교수·신장내과 이정표 교수 수술팀의 집도하에 성공적으로 신장 이식 수술을 마치고 수혜자가 지난 14일 병원을 방문해 이식받은 신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수혜자와 공여자 모두 예후가 좋다는 것을 확인했다.가네시마야씨가 신장을 이식 받고 건강한 일상을 되찾기까지 많은 난관이 있었다. 이식을 승인받는 과정에서 네팔이 우리나라와 아스포티유(협약 상대국의 공문서와 현지와 동일한 효력을 인정받는 것) 미협의국이었기 때문에 절차상의 난항이 있었으나 각고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수혜자는 2015년 네팔 대지진으로 남편이 사망하고 막내아들과 현지에서 지내왔으며 지병으로 고혈압과 당뇨가 있어 한국인 며느리의 치료 권유로 2018년 10월 보라매병원과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되었다.이미 합병증으로 그녀의 건강이 악화하여 한국의 다른 병원에서 투석 치료를 받았고, 당시 외국인 신분으로 보험 적용에 어려움이 있어 고가의 치료비 부담도 있었다.이듬해 2월 원활한 장기이식을 위해 보라매병원에서 담낭절제술을 받고, 10월 수혜자의 큰딸이 신장을 기증하여 이식 수술을 받게 되었으며 보라매병원의 의료진을 믿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은 덕분에 건강이 호전될 수 있었다.수혜자는 "그동안 인공 투석을 받는 것이 많이 힘들었지만 무사히 수술을 끝내고 건강한 삶을 찾을 수 있었다. 헌신적으로 치료해 주신 의료진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이재협 병원장은 "특히 우리 병원과도 인연이 깊었던 네팔 환자가 무사히 수술을 마칠 수 있던 것은 수혜자와 공여자의 굳은 의지 덕분이며 앞으로도 보라매병원은 우수한 의료진과 첨단 장비를 기반으로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3-07-03 11:18:25병·의원

이대목동병원, 혈액암 치료 권위자 이규형 교수 영입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이규형 교수이대목동병원(병원장 유재두)은 국내 혈액암 치료 권위자로 꼽히는 이규형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영입, 5월부터 진료에 나섰다고 8일 밝혔다.이 교수는 골수이식, 골수성백혈병,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재생불량빈혈 등이 전문 진료 분야로 2011년 반일치골수이식 개발에 성공, 이를 실용화 해 부모와 자식 사이 골수이식이 가능하게 했다. 이와 함께 강도경감 전처치 등 급성백혈병 환자 치료 관련 새로운 이식기법을 도입한 바 있다.최근에는 골수이식 후 공여자로부터 유래한 NK세포를 투여해 백혈병 진행을 예방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발표하기도 했다.이 교수는 지난 30년간 서울아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로 재직하며 약 1000여 명 이상의 환자에게 골수이식을 진행했으며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소장을 역임했다.이 교수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대목동병원에서 더 나은 치료 성과를 내기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노력하겠다"라며 "아울러 더욱 따듯한 마음으로 환자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2023-05-08 18:22:11병·의원

"장기이식 폭발적 팽창…효율·공정성 문제 검토해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대한이식학회가 장기이식에 관한 법률 제도 개선에 팔을 걷었다.연간 1천건에 불과하던 장기이식이 4배 증가하면서 예후를 담보하는 효율적 이식과 공정성 사이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공공재 성격으로 장기이식에 접근하는 인식이 지속되면서 기증받은 환자가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살 수 있는지와 같은 효율성 부분이 간과돼 이식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김명수 이사장7일 대한이식학회는 간담회 개최하고 춘계학술대회 정책세션과 심포지움을 통해 국내 장기이식 관련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을 학술적으로 접근하며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예고했다.장기 배분의 원칙 등을 담은 장기이식법이 2000년도에 첫 제정됐지만 23년간 큰 골격은 바뀌지 않았다.공공재의 성격으로 장기이식에 접근하면서 신장, 간의 배분 문제가 '공정성'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 예후를 고려해 적합한 환자에게 신장을 배분할 경우 환자의 수명 연장 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이런 효율성 담론은 논의되지 못하는 실정이다.김명수 이사장은 "장기 배분의 원칙이 2000년도에 처음 만들어진 이후 큰 골격이 바뀌지 않아 소아환자가 불합리하게 배제될 우려가 제기되는 등 개선 요구가 증대하고 있다"며 "신장을 예후에 따라 이식할지, 공유자 조건에 따라서 공정하게 배분할지와 같은 공정성과 효율성 문제가 대두됐다"고 지적했다.그는 "그간 기증 장기는 공공재 성격으로 보고 이를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이 옳다는 사회적 인식이 지배적이었다"며 "신장을 기증자 조건에 맞춰서 공평하게 분배해 왔지만 실제 기증받은 환자가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지는 정책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그는 "법이 23년간 멈춰 서 사회적 변화를 담기에 그 테두리가 너무 작아졌다"며 "이에 인식의 변화를 촉구하고 법의 개선을 위한 정책세션을 대거 마련했다"고 설명했다.학회는 2000년도 이후 지속된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신장과 간장의 배분원칙에 대한 분석은 물론 최근에 그 필요성이 제시된 순환정지후 장기기증에 대한 필요성을 학술대회 세션으로 마련했다.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의 간이식에 관련된 의학적인 응급도와 원발 간질환의 재발에 관한 딜레마와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시행되는 생체 공여자의 장기적인 관리와 예후에 관한 담론도 세션으로 배정했다.대한중환자의학회와 뇌사 공여자의 현황과 관리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가지며, 대한심부전학회와 '심장이식의 최신 지견"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줄어드는 장기이식, 생체이식 분위기 전환을 위한 법적 지원 강화 방안에도 목소리를 낸다.이광웅 학술이사는 "생체간이식만 1년에 1200개 가까이 이뤄지는데 최근 연구에서 공여자의 장기 예후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며 "간 쪽 문제보다는 자살과 같은 정신적 문제가 자주 보고되면서 이들을 어떻게 사회에서 관리할지도 주요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지역 정신센터를 이용케 하거나 각 센터에서 생체간 이식자에 대한 정신적 문제 여부를 스크리닝을 해주는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기증자, 증여자의 기증 관련 문제를 보험에서 처리해 주는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명수 이사장은 "생체 공여자를 관찰해보면 주로 우울증이 생기는데 이건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이식 후 예후를 살피는 KOTRY 연구 책임자로서 말하자면 정부도 생체공여자의 예후에 관심이 크기 때문에 의료계가 중지를 모으면 정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그는 "우리나라에서도 가족 중 장기 공여자에 대한 보상체계가 있지만 생체 기증자는 해당이 안 된다"며 "미국처럼 우대책이 있어야만 기증, 공여 문화가 활성화되는 등 변화가 따를 수 있기 때문에 장기기증에 대한 법률의 예우 부분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2021년 기준 하루 약 6.8명이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뇌사 기증자 및 이식자 수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최근 5년간 최저 수준 기록했다.학회는 춘계학술대회를 통해 장기이식 대기자와 뇌사 기 증자 간의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 제도 도입 필요성 및 뇌사 추정환자를 EMR로 자동 보고하는 시스템 구축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2023-03-08 05:30:00학술
인터뷰

"완치 노릴 수 있는 혈액암…적극적 급여 정책 필요"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혈액암은 완치까지 노릴 수 있는 질환인데도 고형암 대비 치료제가 고가에 속한다. 급여 적용이 건강보험 재정에 주는 부담을 인정하지만 완치라는 목표를 생각했을때 최대한 급여를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우리나라도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면서 60~65세 이상 고령에서 많이 발병하는 혈액암 환자 역시 증가하고 있다.대한혈액학회 등에 따르면 전체 백혈병 환자의 56% 가량을 차지하는 급성골수성백혈병(AML, Acute Myeloid Leukemia)의 경우 최근 20년간 발병률이 10배 이상 증가하는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이에 맞춰 2015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치료제들이 많이 개발되면서 미국, 유럽 등에서는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하지만 국내로 한정할 때 아직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들이 많이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지난해 3월 조스파타(길테리티닙)과 같은 약물이 급여권으로 들어오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급여 요건의 제한으로 활용도가 떨어져 있다.고대안암병원 박용 교수이와 관련해 대한혈액학회 박용 재무이사(고대안암병원)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이 관리(care)가 아닌 완치(cure)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급성골수성백혈병은 조혈모세포가 악성 세포로 변해 골수에서 증식하면서 생기는 혈액암이다. 급성백혈병 중 가장 흔한 형태로 나타나며, 암 중에서도 유일하게 '급성'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위중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박 이사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은 특성상 질환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돼 생존 자체가 목적이라는 점에서 부작용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서라도 치료 강도를 세게 진행하는 것이 기본 치료법"이라며 "하지만 급성골수성백혈병은 고령 환자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강한 항암제를 견디기 어려워 부작용이 쉽게 발생하며 치료 도중 사망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이런 상황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을 대상으로 개발된 표적 치료제가 나오면서 환자들의 생존율 향상이 기대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그는 "2015년까지만 해도 급성골수성백혈병에 쓸 수 있는 치료제가 불과 1~2개밖에 없을 만큼 표적 치료제를 개발하기 어려운 질환이었다"며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는 굉장히 제한적이지만 2015년 이후 치료제가 많이 개발됐다"고 말했다.국내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 옵션과 관련된 최근 변화 중 하나는 지난해 3월 마침내 급여권에 들어온 조스파타다.박 이사는 "조스파타가 급여권에 들어오면서 더 이상 치료를 진행하지 않았을 환자도 많이 구제되는 등 혜택이 커진 것은 분명하다"며 "치료가 어려운 사람들의 완화적 목적이 아닌 완치와 생존을 목표로 사용되는 치료제이기 때문에 환자들에게는 명백하게 이득이 있다"고 밝혔다."실효성 떨어지는 조스파타 급여조건 개선 필요해"문제는 조스파타의 국내 급여 기준이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설정돼 환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에 한계가 있다는 것. 현재 조스파타는 FLT3 변이 양성인 재발·불응성 급성 골수성 백혈병 성인 환자 치료'로 허가를 받았지만 급여대상이 '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한 환자' 중에 최대 4주기로 한정돼 있다.이에 대해 박 이사는 "현재 조스파타 급여 조건을 적용하면 고령 환자 등 조혈모세포이식이 어려운 환자들은 사용이 제한적인 상태"라며 "FDA나 EU에서도 이미 상당 부분 허용한 처방 대상이 우리나라에서는 지나치게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박 이사에 따르면 조스파타 급여 조건을 적용했을 때 약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환자 중 3분의2 이상이 급여 기준의 문제로 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가령 조혈모세포이식을 앞두고 조스파타 치료로 관해가 됐는데 적합한 공여자가 없거나 공여자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이식이 불가능한 상황이 생길 경우 현재 급여 기준으로는 치료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박용 교수이밖에도 기저질환이 있거나 조혈모세포이식 진행이 어려운 여러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현재 급여 기준은 이를 제한하고 있어 치료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그는 "조혈모세포이식이 불가능한 환자가 조스파타 복용 후 좋은 반응을 보여 지속적으로 치료를 이어가는 사례도 있다"며 "다만 치료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복용을 중단하게 되면 이전에 복용을 통해 이룬 증상 개선 효과를 유지하기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언급했다.결국 조스파타의 급여는 환영할 일이지만 급여 기준인 대상자 제한과 제한적 투여 주기가의 한계로실효성이 떨어지는 만큼 적응증에 맞게 급여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게 박 이사의 의견이다.박 이사는 "급성골수성백혈병 유전자 변이 중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이 FLT3로 증식 속도가 빠르고 공격적인 것이 특징이다"며 "그런 면에서 FLT3 변이 급성골수성백혈병은 급성 중의 급성인 질환으로 재발했을 때 더 공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급여 기준을 빠르게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그는 궁극적으로는 혈액암 치료제들이 완화가 아닌 완치를 목표로 하는 만큼 이에 대한 정책적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박 이사는 "혈액암은 완치가 목적이고 완치가 가능한 약들은 최대한 급여를 보장해주는 것이 맞다"며 "혈액암은 고형암 대비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이 약한 편으로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급여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끝으로 그는 "FDA 등 해외에서 허가돼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들의 경우 국내에 빠르게 도입하는 정책적 지원도 필요한 시점"이라며 "더불어 백혈병은 진단 후 초기 치료 시기가 중요한 만큼 의료진을 믿고 진단받은 즉시 빠르게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01-26 05:30:00학술

이대서울병원, 개원 4년 만에 첫 심장이식 수술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이대서울병원(병원장 임수미)은 지난달 28일 개원 이후 처음으로 심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6일 밝혔다.심장이식 수술은 대혈관수술, 판막수술 경험이 풍부한 흉부외과 의료진과 체계적 수술 계획을 기획하는 이식팀 간 협업으로 진행되는 외과 수술 중 최고 난이도를 자랑하는 수술이다.심장이식 수술 집도 중인 심완보, 류상완 교수.이대서울병원 흉부외과 원태희, 류상완, 심훈보 교수팀은 지난달 27일 오후 뇌사 환자의 심장을 공여받아 28일 새벽 이대서울병원에 대기 중이던 이식대기자에게 심장 이식수술을 시행했다. 환자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의 집중 관리를 받으며 회복 중이다.심장이식을 받은 환자는 관상동맥질환으로 타병원에서 관상동맥우회술과 좌심실축소술을 받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심장기능이 악화된 중증심부전 환자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던 중 코로나19 폐렴을 앓고 급격히 상태가 악화돼 말초형 체외순환장치(ECMO)를 유지 중이었다.말초형 에크모 치료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적절한 공여자가 나오지 않아 개흉술을 요하는 중심형 에크모의 전환을 위해 이대서울병원으로 전원됐다. 이후 중심형 에크모를 유지하면서 20일 동안 치료와 재활을 시행했고 마침내 지난달 27일 적절한 공여자가 발생해 심장이식 수술을 진행하게 됐다.심장이식은 국내에서도 약 20여개 병원에서만 시행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수술로 경험 많은 의료진의 협업은 물론 이식을 위한 준비, 수술 이후 관리까지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심장이식 수술을 집도한 심훈보 교수는 "이번 환자는 이전 심장수술 때문에 심막유착이 심하고, 코로나19 폐렴과 심각한 좌심실기능 저하에 동반된 폐부종 상태로 특히 심장이식 수술을 받는 환자로서는 수술 난이도가 높은 경우에 속한다"고 설명했다.이어 "심장이식은 수술 자체도 난이도가 높지만 장기기증 대기 환자 상태 관리도 중요하다"라며 "개원 4년차인 이대서울병원에서 중간 단계 수술 즉 중심형 에크모를 적극 활용해 이식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2023-01-06 12:01:25병·의원

악성 뇌종양 교모세포종, 새 항암면역세포 치료 제시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대표적인 악성 뇌종양으로 불리는 교모세포종도 면역세포인 '감마델타 T 세포'로 치료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안스데반 교수(교신저자) ‧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최혜연 연구강사 연구팀은 5일 건강한 사람에게서 추출한 사람 동종 감마델타 T세포를 교모세포종 동물(쥐)의 종양 내 직접 주입한 결과 종양 크기가 줄고 생존이 연장되는 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향후 감마델타 T 세포를 이용한 항암면역세포치료 임상시험에서 높은 치료 반응을 얻을 교모세포종 환자군을 밝혀내는 최초의 연구로 그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사람 동종 세포는 환자 자신이 아닌 타인으로부터 받은 세포를 말한다. 감마델타 T세포는 전체 T세포의 5% 정도만 차지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종양 억제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알파베타 T세포와 달리 면역거부반응이 적기 때문에 환자 자신이 아닌 공여자의 세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어 안 교수팀은 교모세포종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수용체-리간드 결합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교모세포종 세포마다 다양한 리간드가 발현되며, 이 중 감마델타 T세포는 DNAM-1 리간드와 잘 결합하는 것을 확인했다.수용체는 신호 전달을 목적으로 세포에 들어가는 단백질로, 수 많은 종류의 수용체가 일반세포에서 발견된다. 수용체와 결합하는 분자를 리간드라고 한다. 항암제에 암이 특이적으로 가진 수용체를 타겟하는 리간드를 붙이면 더 정밀하게 암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위한 다양한 리간드가 연구되고 있다. 교모세포종(Glioblastoma)은 가장 흔한 악성 뇌종양인 신경교종(glioma) 중 대표적인 유형으로 수술 및 항암 방사선의 표준치료를 모두 받더라도 평균 생존율은 2년이 안 되는 예후가 불량한 뇌암이다. 최근 불치에 가까운 교모세포종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다양한 면역 항암세포치료법이 제시되고 있다. 안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로 교모세포종에 대한 감마델타 T 세포의 전임상 효능 및 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을 환자군의 바이오마커를 확립했고, 특히 감마델타 T세포는 DNAM-1 리간드와 잘 결합하기 때문에, 향후 감마델타 T 세포를 이용한 항암면역세포치료 임상시험을 통해 DNAM-1 리간드가 많은 교모세포종 환자를 선별한다면 높은 치료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종양치료 및 면역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OncoImmunology' 에 10월 30일자로 게재 됐고, 11월 3일~5일 개최된 대한면역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최우수 포스터상도 수상했다.
2022-12-05 11:58:00학술

"20년 넘은 구닥다리 법 장기 이식 막는 가장 큰 장벽"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초고령화사회 진입과 기대 수명 연장으로 장기이식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관련 법안이 여전히 과거에 머무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1999년에 제정된 법안이 개정없이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공여자 부족 문제를 풀 수가 없다는 지적. 아무리 장기이식에 대한 술기가 발전해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비판이다.대한이식학회 전문가들은 현재 장기이식 법안의 한계를 지적하며 이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대한이식학회는 18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추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이에 대한 개선을 주문했다.이식학회 권오정 회장은 "우리나라 장기이식 수준은 이미 세계적 반열에 올랐지만 여전히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는 환자들은 매우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라며 "너무 오래된 법안이 막고 있는 장벽이 크다"고 지적했다.이어 그는 "법률의 자체적 문제에 관습법 등의 사회적 관념까지 허들로 작용하면서 아무리 술기가 발달해도 학문적으로나 술기로는 풀 수 없는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이식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는 법안은 바로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다. 장기이식의 포괄적 내용을 담고 있는 이 법안이 1999년 제정된 이래 개정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장기이식에 대한 수혜를 막고 있다는 것이다.일단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 법률 어디에도 사망의 정의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이식학회 안형준 장기이식의료기관협의회 위원장은 "미국과 유럽 모두 뇌사도 사망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뇌사 자체에 대한 법률적 정의가 없다"며 "사망 또한 마찬가지로 민법과 형법, 관련법 어디에도 제대로 정의돼 있지 않은 상태"라고 꼬집었다.그는 이어 "현재 뇌사자 판정이 났고 장기기증 의사가 있으며 유족 모두가 동의하면 사망자가 되는데 하루가 지난 후 유족이 마음을 바꾸면 다시 사망자가 아닌 상태가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결국 이 사람은 죽은 사람도 살아있는 사람도 아니게 되는 역설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마찬가지로 순환 정지, 즉 심장이나 폐 정지시 사망 여부에 대한 정의도 하루 빨리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순환 정지 후 장기이식에 대한 법률적 정의가 뒷받침이 돼야만 현재 부족한 공여자 수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생긴다는 의견이다.이식학회 안형준 장기기증활성화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몇 년 사이 뇌사 장기 기증자의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기자들은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며 수요는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심장이 멎으면 장기 기증을 시행할 수 있는 법률적 기반인 순환 정지 후 장기이식이 명문화돼 있다"며 "이로 인해 장기이식의 3분의 1이 이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이러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이식학회는 일단 사망의 정의를 명확히하고 순환 정지 후 장기이식을 명문화하는 동시에 현재 장례비 정도만 지원하는 공여자에 대한 혜택을 문화적으로 영웅처럼 대할 수 있는 추모공원 등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이식학회 권오정 회장은 "이미 법안이 20년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이상 학문적으로, 임상적으로 풀 수 있는 한계를 이미 넘어섰다"며 "객관적 기준과 명확한 정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2022-11-19 05:30:00학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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